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글을 만들어가는 과정보다 글을 쓰는 행위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한문장을 백문장으로 늘리는 일을 귀찮거나 피곤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다.

그 한 문장을 만드는 법을 잘 모르고, 또 귀찮아 할 뿐이다. 아마 이 표현이 적확할거다.


그래서인지 한 문장을 백 문장으로 늘려달라고, 제 일을 떠넘기고 싶어하는 사람을 보면 좀 착찹하다.

어떻게 사람이 그래? 하고 정색할 정도는 아닌데...


백만원을 훔치는 데 양심을 팔지 백원을 훔치는데 양심을 팔지는 마라, 이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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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고수가 수련을 시키는 것처럼,

번역을 시키는 것도 다 글을 잘 쓰게 하기 위한 일환의 수련이 아닐까 하는 망상이 들었다.



필사를 왜 하는지 알 것 같다.

필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였는데, 


본의 아니게 문장 하나하나를 쥐어뜯으며 읽은 책이 - 번역한 책이 - 몇 권째가 되어가는데, 

걔중에서는 단편도 있고, 또 장편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책도 있었다.


장편은,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씌어진다기 보다, 그냥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씌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아주 소소한 곁가지가 잔뜩잔뜩. 분명히 섬에 난파한 이야긴데 섬에 도착하기 전까지가 책의 1/4일만큼 곁가지가 잔뜩잔뜩. 읽을 땐 모르겠지만 이걸 옮기고 있자니 지치는 이야기다.


하지만 역시 이런 걸 잘썼다고 하는 거겠지. 곁가지 잔뜩잔뜩. 

좀 부정적인 말로 달리 말하면, 포인트를 잃어버린 느낌이기도 한데 말야.


아 진도가 안나간다. 빨리 끝내버리고 내 글을 쓰고 싶은데. 

자료만 잔뜩 빌려놓고, 생각보다 번역이 늦어지니까 연체료만 생길 판.


읽기는 로맨스를 잔뜩 읽어놓고, 쓸 때는 로맨스를 안쓰겠다고 버튕기는 내가 웃기다' 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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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과 다의 환상, 정도쯤 되면 책을 사야 하는데.

처음엔 책을 빌려 읽었고, 그 다음엔 책을 샀다가 꼭 이 책을 읽히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해 버렸다. 

그리고 나서는 온다리쿠의 다른 책을 먼저 사겠다고 코스모스를 샀고, 또 그 책을 꼭 읽히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해 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결국 사지 않게 되었다.



아마 내가 쓰고 싶은 글을 가장 많이 닮은 글이 <흑과 다의 환상>일 것이다. 


거기에 있는 문장 문장이 하나하나 가슴에 박혀서, 비슷한 맥락의 문장을 떠올릴때면 곧장 거기에 나왔던 문장으로 치환되버리곤 한다. 

특히, 사다리를 놓고 올라오는 절망이라는 녀석이라는 말.

특히, 붉은 여왕 가설 이야기.

어떻게 이렇게 담백한데도 자꾸 나를 공감하게 할까.



다시 읽어야겠다. 조만간.

갑자기 그리워졌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걸로 해소하는 건,

다른 일들은 해도 티도 안나는 데 비해, 음식은 그 자리에서 내가 먹는 만큼 사라지는 게 보이니까, 그것 때문이라고들 하던데. 뭐, 별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어쨋든 비슷한 의미로, 나는 출력할 때, 인쇄물이 뽑아져 나오는 걸 보면 행복한 것 같다.

왜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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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다 옥수수! 옥수수인간이다! 옥수수콜라다! 옥수수맥주다! 옥수수너겟이다!
끄앙 300번 너무 좋아요. 왜 내가 그동안 800에 미쳐 300을 외면했는지 모르겠다!
300번을 진즉에 돌아봤더라면 내가 옥수수인간이라는 걸 더 일찍 알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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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사치하지 말자.
타인에게 지나치게 기대하지 말자. 그리고 그것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화내거나 탓하지 말자.
오늘 산 스케치북 한 권을 가득 채우자. 두 권도 좋고, 세 권도 좋고.
나를 속이지 말자. 덧없다.


-=-=

사실 일기라는 건 오늘 좋으라고 쓴다기보다, 되돌아 봤을 때 더 좋은 것 같다.

그래 까놓고 말해서 힘들어.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는게 힘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것도 힘들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힘들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도 힘들어.

그래서 한 해에도 절취선이 있잖아. 새해잖아. 새해라잖아. 1초 차이로 한살 더 먹는다잖아. 힘내야지 어쩔건데.


절대 앞으론 쓰지 않을 줄 알았던 지우개를 다시 끄집어내고, 연필과 샤프도 꺼내고, 4B연필을 깎았다.
응. 나는, 이제 선을 잘못 긋는 것을 두려워하고, 좀 더 완벽해지길 원한다.
다시 수정할 수 있길 원하고, 되돌릴 수 있길 원하고, 내가 사과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작년은, 2011년은, 그리고 4/4분기는, 나에게, 조금 가혹했다.

그래도 그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자존심을 굽혀서 얻으려고해서까지 얻을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있다는 것과,
내가 시야가 아주 좁을수도 있다는 것과,
의외로 믿음이라는 건 쉽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과,
절대로 단기간에는 이룰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들.


자존감이 낮아서 착하고 친절하고 남에게 상처주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좋아, 다 받겠지만,
착한 게 제일 좋음. 난 착해지고 싶음. 착한게 쫭이라능! 하지만 앞서서 우선 뭘 좀 열심히 하고나서 착하든가 말든가 하자' ㅡ'-3

====

황지우가 쫭이라능!
무심코 퍼온 좋아하는 시 두 개가 왜 다 황지우야... 난 분명히 기억을 몹시 더듬었는데...
황지우 시집 사야지! 돈 생기면 다 사야지! 많이 사야지! 얍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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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단체의 잡지를 읽고나서부터, 요즘 생각이 많다. 
지지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후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강하게 반대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훌쩍 펼쳐 든 페이지에 지금 당장 내가 썼을 것 같은 글이 있었다.

나는 그런 동아리가 있다는 걸 넘어넘어 들었을 뿐이고, 우리학교와 서울대에서는 정식동아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그냥 개념상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학문관에서 우연히 배포서가에 놓인 잡지를 보고, 대학내일이나 어딘가의 홍보책자일거라고 지레짐작했는데,
그렇게 통로에 버젓이 놓인 것 치곤 꽤 수위 높은 내용의 소수인권을 다루고 있었다.




나는 왜 남자를 사랑하는 걸까, 를 생각해본다.
왜 나는 게이가 아닐까, 를 생각해본다.

그냥 아주 쉽게 게이는 '어쩌다 사랑하게 된 사람이 동성이라서' 게이가 되었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이론으로 접근한다면, 난 '어쩌다 사람하게 된 사람이 이성이라서'의 몇번의 겹친 확률이 날 게이가 아니게 했을까.

아니다.
난 확연하게 보수적인 사람이고, 확연하게 남녀관계에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사회의 고정관념을 물려받아 당연하게 내면화한 사람이다. 20대의 보수 중에서도 극보수다. 자랑은 아닌 줄 안다.

그게 날 남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었을 거다. 
여자에게 매력이 아무리 보여도 가슴이 뛰지 않게 만들었을 거다.


'왜 내가 이성을 사랑할 수 없다는 걸 이해해주지 않는 걸까'라는 말을 보고,
'게이는 이성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 용어를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게이다'라는 말을 보고,
그리고 내가 게이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에 섞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자,
점점 생각이 꼬인다.

섯불리 이야기했다가 오해를 낳을것인가,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해서 오해를 풀 것인가, 
둘의 사이의 어디쯤일 것 같다.

정말 인문인은 결론 없는 이야기만 하는 걸까.



------- 



2)
비슷한 맥락일지 모르겠다.
필리핀에서 이주한 다문화가정의 어머니의 인터뷰를 봤다.

아빠(남편)이 죽자 모두들 그녀가 당연히 필리핀으로 돌아갈거라고 생각했다고, 아들은 이미 온전히 한국인인데,,,, 그게 슬펐다고.
어느덧 마을에서 인정받는 존재가 되어서 옆집 아줌마의 칭찬에 농담으로 '그럼 필리핀여자 며느리 삼으실래요? 소개시켜드릴까요?'그랬더니 단박에 됐다고 했다고. 그것도 슬펐다고.

다문화가정의 언어교육이 너무 과잉지원되있어서, 다들 한국어를 배웠다가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갔다가 한다고. 
시스템을 어떻게 고쳤으면 좋겠다고.

--------



참 나는 시야가 좁은 사람이라,
누군가 내 앞에 이렇게 글을 들이밀어야 겨우 '아 이런 사람들이 이런 곳에서 이런 문제로 고충을 겪고 있구나'하는 걸 안다.

또, 결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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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집에 오는게 불편해지게 하는 그 어떤 요인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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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하여, 였던가 하는 노래제목을 상당히 좋아한다.
시작한다, 가 아니라 시작된다, 라서 그렇다.

시작한다, 는 지금부터 미래를 바라보는 느낌이고,
시작된다, 는 과거에서 예정한 일들이 지금 시작되는 느낌이라서 그렇다.
굳이 말하자면 운명론 나부랭이.



1:1의 감정소모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면 1:1의 감정소모였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1:多 이거나 多:多의 감정소모다.

사랑얘기를 쓰려고 여러가지로 계속 생각을 해 봤는데,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사귈텐지 상상하는것만으로도 지쳐서 안되겠다.
지금은 뭘 쓰려고 들어도 살인마가 등장하거나 전쟁을 하거나 경찰서가 튀어나오고 결국 풋풋함과 거리가 멀어진다. 에라이.

그런 걸 각오하라니, 도대체가 소모하고 소모해서 남아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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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가을시즌에 나온다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안나옴ㅋㅋㅋ
이번 가을 방송 예정이었던 BBC 인기 시리즈 셜록홈즈가 2012년으로 방송이 연기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012 4월 또는 5월에 돌아올 예정 이래요..



아.... 
어차피 있는 스토리로 찍는 거면서..무슨 영화를 찍겠다고ㅠㅠㅠㅠ
시즌1도 그렇게 사실 흡족스럽진 않았단 말이다ㅋㅋ
BBC관계자가 읽을것도 아니고 마구 까주고 싶지만ㅋㅋㅋ 일단 시즌2부터 내놔.. 





0시를 향하여, 애거서 크리스티. 
내가 읽은 최초의 애거서의 소설이자 최후의 소설이었다. 정말 그... 아오.
생각보다 추리소설이란 제대로 된 트릭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만, 독자에게 제대로 된 단서를 제공해 주는 건 잘 없는 법인데,
이 책은 그 정도가 아주, 매우 심했고, 그 해답이라는게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의 후반부에서 말하는 그 해답이, 최근에 읽는 시리즈에 똑같이 차용되어 나온 것 같다. (물론 따라한 건 아니다, 방향은 다르다, 완전 다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서술자의 이중인격과 서술자의 거짓말과 어쨋든 서술하는 사람을 신뢰하지 말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





같은 작가의 글을 여러번 되풀이해서 보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신간이 나와도 사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좀, 닮아버린 것 같다. 최근의 내 어휘와 정신상태는 스스로 생각해도 좀 제정신상실. 코마상태.
좌향편향에서 중앙으로 가려면 우향편향을 해야할까.
 



갑자기 떠올랐다.
말과 생각의 순서가 바뀌어서, 먼저 말하고 그리고 생각했다. 

말로 드러낸 생각은, 확고한 형태를 갖추고, 뚜렷하고 색이 짙어진다.
다행이다.

아.. 근데 일요일엔 잠을 자야 살 것 아닌가... 난 왜 발전이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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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일기를 써야 마음이 놓이겠다.
한 번도 시작하지 않았다면, 왜 시작해야 하는지를 모르거나,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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