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사치하지 말자.
타인에게 지나치게 기대하지 말자. 그리고 그것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화내거나 탓하지 말자.
오늘 산 스케치북 한 권을 가득 채우자. 두 권도 좋고, 세 권도 좋고.
나를 속이지 말자. 덧없다.


-=-=

사실 일기라는 건 오늘 좋으라고 쓴다기보다, 되돌아 봤을 때 더 좋은 것 같다.

그래 까놓고 말해서 힘들어.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는게 힘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것도 힘들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힘들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도 힘들어.

그래서 한 해에도 절취선이 있잖아. 새해잖아. 새해라잖아. 1초 차이로 한살 더 먹는다잖아. 힘내야지 어쩔건데.


절대 앞으론 쓰지 않을 줄 알았던 지우개를 다시 끄집어내고, 연필과 샤프도 꺼내고, 4B연필을 깎았다.
응. 나는, 이제 선을 잘못 긋는 것을 두려워하고, 좀 더 완벽해지길 원한다.
다시 수정할 수 있길 원하고, 되돌릴 수 있길 원하고, 내가 사과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길 원한다.

작년은, 2011년은, 그리고 4/4분기는, 나에게, 조금 가혹했다.

그래도 그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자존심을 굽혀서 얻으려고해서까지 얻을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 있다는 것과,
내가 시야가 아주 좁을수도 있다는 것과,
의외로 믿음이라는 건 쉽게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과,
절대로 단기간에는 이룰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는 것들.


자존감이 낮아서 착하고 친절하고 남에게 상처주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좋아, 다 받겠지만,
착한 게 제일 좋음. 난 착해지고 싶음. 착한게 쫭이라능! 하지만 앞서서 우선 뭘 좀 열심히 하고나서 착하든가 말든가 하자' ㅡ'-3

====

황지우가 쫭이라능!
무심코 퍼온 좋아하는 시 두 개가 왜 다 황지우야... 난 분명히 기억을 몹시 더듬었는데...
황지우 시집 사야지! 돈 생기면 다 사야지! 많이 사야지! 얍얍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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